신고 없이 살던 두 사람이 헤어지면서 다툼이 생기면 곧바로 판결을 받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사실혼관계를 둘러싼 가사사건은 대부분 소송에 앞서 가정법원의 조정을 거치도록 되어 있고, 실제로 여러 문제를 한 자리에서 정리할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 문서는 조정이 어떤 사건에 적용되는지, 누가 진행하는지, 무엇을 묶어 신청할 수 있는지, 그리고 조정이 성립하거나 성립하지 않을 때 각각 어떻게 되는지를 정리합니다.
조정을 먼저 거치는 사건들
가사소송법 제50조 제1항은 나류·다류 가사소송사건과 마류 가사비송사건에 대해 소를 내거나 심판을 청구하려는 사람은 먼저 조정을 신청하도록 정합니다. 신고 없는 부부 사이의 다툼에 비추어 보면 다음이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 관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사실상 혼인관계 존부 확인(나류)
- 관계를 부당하게 깨뜨린 데 대한 손해배상과 원상회복 청구(다류)
- 인지된 아이의 양육에 관한 처분, 친권자 지정(마류)
조정을 신청하지 않고 소를 내면 가정법원이 원칙적으로 사건을 조정에 넘깁니다(같은 조 제2항). 조정 사건은 그에 상응하는 소송이나 심판을 관할하는 가정법원, 또는 당사자가 합의로 정한 가정법원이 맡습니다(제51조 제1항).
누가, 어떻게 진행하나
가사조정을 맡는 곳은 조정위원회로, 판사 가운데 지정된 조정장 한 명에 조정위원 두 명 이상이 함께합니다.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조정담당판사가 혼자 조정하기도 합니다(제52조·제53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정장이나 조정담당판사는 조정을 시작하기 전에 기한을 정해 가사조사관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조사하도록 해야 합니다(제56조).
조정위원회는 당사자의 이익뿐 아니라 조정으로 영향을 받는 모든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고려해 분쟁을 평화적이고 종국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미성년 자녀와 직접 관련된 사항에서는 자녀의 복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제58조). 양쪽이 서로를 탓하는 자리라기보다, 남은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지 구체적인 안을 맞추어 가는 자리로 보는 것이 현실에 맞습니다.
함께 다룰 청구는 한 번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조정의 목적인 청구와 관련된 나류·다류·마류 사건의 청구는 함께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57조 제1항). 예를 들어 관계가 깨진 데 대한 위자료와 아이의 양육 문제가 같은 사실관계에서 나왔다면 한 번에 신청해 함께 논의하는 식입니다. 분쟁을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면 조정위원회나 조정담당판사의 허가를 받아 관련 민사사건의 청구도 묶을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조정이 성립하면 생기는 효력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사항이 조서에 기재되면 조정이 성립하고, 성립한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습니다(제59조). 쉽게 말해 다시 다투기 어려운 확정된 결론이 생기는 것입니다. 다만 같은 조 제2항 단서는 당사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없는 사항에는 이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입니다. 관계의 존재 여부처럼 신분에 관한 사항이 섞여 있다면, 그 부분을 조정에서 어떻게 다룰 수 있는지 신청 단계에서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관계 확인의 재판 절차는 법원에서 관계를 확인받는 절차에 정리했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조정이 곧바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가사조정에 준용되는 민사조정법은 조정담당판사가 모든 사정을 살펴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해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합니다(가사소송법 제49조, 민사조정법 제30조). 이렇게 내려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조서 정본이 송달된 날부터 2주일 안에 이의를 내면 되고, 그 기간이 그대로 지나면 결정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게 됩니다(민사조정법 제34조). 이의가 있거나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조정을 신청한 때에 소가 제기된 것으로 보아 소송으로 이어집니다(같은 법 제36조).
조서에 담을 내용을 미리 적어 보기
조서에 적힌 문장이 그대로 결론이 되므로, 신청 전에 정하고 싶은 항목을 적어 보면 조정이 구체적으로 흘러갑니다. 사실혼관계를 정리하는 조정이라면 등록부에 남는 기록이 없는 만큼, 조서는 두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정리했는지 보여 주는 중요한 공적 문서가 됩니다. 위자료라면 지급 여부와 시기·방법, 함께 쓰던 집과 물건은 누가 가지고 언제까지 옮길지, 아이가 있다면 친권자·양육자·양육비·면접교섭의 방식, 그리고 조서에 담지 않은 나머지 청구를 어떻게 할지가 대표적입니다. 아이에 관한 항목을 정하는 순서는 아이가 있을 때의 정리를 참고하세요. 문장은 "협조한다"처럼 막연하게 두기보다 날짜와 방법이 드러나게 적어야 나중에 다툼이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가 조정 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민사조정법 제32조는 피신청인이 조정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경우 조정담당판사가 상당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그 결정에도 2주일 안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Q. 조정에서 정한 양육 사항을 나중에 바꿀 수 있나요?
A. 민법 제837조 제5항에 따라, 자녀의 복리에 필요하다면 가정법원이 청구를 받거나 스스로 판단해 이미 정한 양육 사항을 고칠 수 있습니다.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면 변경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정리
사실혼관계의 다툼은 대부분 조정을 먼저 거치며, 관련된 청구를 묶어 신청하고 합의 내용을 조서에 구체적으로 남기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조정 전후에 함께 살펴볼 질문은 사실혼관계 안내 첫 화면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가사소송법 제2조·제49조·제50조·제51조·제52조·제53조·제56조·제57조·제58조·제59조(시행 2026. 1. 1.), 민사조정법 제30조·제32조·제34조·제36조(시행 2020. 3. 5. 법률 제16910호), 민법 제837조 제5항(시행 2026. 3. 17.)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